이 세상 모든 것이 내게 미소를 지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내게 미소를...

저는 정말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이때 삶의 행복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덕행에 대해서도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저는 그때 벌써 제 모든 행동을 잘 통제할 수 있어서, 지금과 같은 절제력을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 어렸을 때의 햇살 가득한 시절은 너무나 빨리 지나가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은 제 영혼에 달콤하고 따뜻한 흔적들을 새겨 놓았습니다. 아빠 따라서 우리가 오두막 별장15에 가던 즐거운 날들의 기억이 생생하고, 특별히 주일날 엄마와도 함께 야외로 나가던 일이 생각납니다. 온 들판에 푸른 수레국화가 사이사이 갖은 들꽃과 어울려 광택을 입힌 듯 반짝이던 그림 같은 풍경이 아직도 제 가슴에 시적 감흥을 불러일으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넓게 트인 풍광을 좋아했습니다. 탁 트인 곳에서 거대한 전나무들과, 그 가지들이 땅까지 드리워진 것을 보았을 때 느끼던 그 감정을 요즘도 자연을 접할 때면 똑같이 느낍니다.

15. 아버지 루이 마르탱이 결혼 전에 산, ‘라발’에 있는 작은 별장이다.

이렇게 오래 걷다가 불쌍한 이웃들과 자주 마주쳤는데 그때는 막내인 제가 맡아놓고 적선을 베풀었고, 정말 기쁜 일이었습니다. 아빠는 가끔 작은 여왕에게는 산책 길이 너무 멀다고 생각하셔서, 다른 일행들보다 일찍 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면 제가 몹시 슬퍼했기 때문에 셀린 언니는 저를 위로해 주려고 데이지 꽃을 따다 제 예쁜 바구니에 가득 담아서 돌아가는 저에게 줬습니다. 그러나 슬프게도, 할머니16는 손녀에게 꽃이 너무 많다고 여기시고, 성모 마리아께 드리려고 듬뿍 덜어 가셨습니다. 어린 저는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누가 제 것을 빼앗아도 불평을 하지 않는 편이었고 심지어 잘못된 비난을 듣더라도 변명하기보다는 침묵하기를 좋아했으니까요. 장점이라기보다 저절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때만큼 쉽지 않으니 너무 아쉽습니다!

16. 친할머니는 일요일 저녁에 자주 아들인 루이 마르탱의 집에 왔다.

아,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제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제가 발걸음을 내딛는 곳마다 꽃밭이었고 저의 성격이 명랑해서 행복한 삶에 더 보탬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제 영혼의 새로운 시기가 시작될 순간이 왔습니다. 예수님께 일찍 바쳐질 수 있기 위해 저는 어려서부터 시련과 고통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꽃망울이 눈 속에서 맺히기 시작해서 첫 봄빛을 받고 활짝 피는 것처럼, 아름다운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던 이 작은 꽃도 시련의 겨울을 겪어야 했습니다.